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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컬럼

독일에서 만난 인상깊었던 차(1)-애스턴마틴 DB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는데, 쓩! 소리와 함께 말그대로 1차선을 가르는 범상치 않은 외모의 차가 있었습니다.
1600cc의 차로는 절대 쫓아갈 수 없었기에 아쉬웠지만, 마침 주유를 위해 들른 휴게소에 그 녀석이 딱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녀석인데요, 아마 금방 알아보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애스톤마틴 DB에 관한 얘기는 제가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했던 글로 대체할게요.


할리우드 액션 시리즈물의 대표작인 007에는 주인공 제임스 본드만큼이나 유명한 본드카가 등장한다. 1957년의 첫 번째 작품인 '살인번호'부터 2008년 '퀀텀 오브 솔러스'에 이르기까지 첨단무기와 기능을 장착한 본드카는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더해왔다. 

총 22차례의 시리즈물에서 본드카로 가장 많이 등장한 모델은 단연 애스톤 마틴 DBS다. 애스톤 마틴 브랜드 전체로 따지자면,9번이나 본드카로 출연하는 영광을 누렸다. 

애스톤 마틴은 영국 스포츠카의 자존심이다. 모델명은 DB7,DB9과 같이 DB로 시작한다. 이에 대한 유래가 재미있다. 1947년 데이비드 브라운씨(David Brown)가 애스톤 마틴을 사들였는데,이 때부터 소유주의 첫 글자인 DB와 모델 개발순서를 합쳐 모델명을 결정해온 것이다. 

DBS의 경우 숫자 대신 S가 붙었다. 이는 특별함(special)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모델명만으로 DBS가 얼마나 특별한 차인지 알 수 있는 셈이다. 

애스톤 마틴의 기함모델이자 양산차 중 가장 역동적인 성능을 가진 DBS는 6.0ℓ의 V12 경주용 엔진을 튜닝해 탑재했다. 덕분에 최고출력 510마력,최대토크 58㎏ · m의 무시무시한 성능을 낸다. 

엔진 전면배치와 뒷바퀴 굴림이란 전형적인 스포츠카 세팅을 통해 DBS는 제로백 4.3초,최고속도 307㎞를 자랑한다. 최고 속도는 안전속도 제한이 걸린 수치임은 물론이다. 

DBS는 탁월한 운동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차체 경량화에도 철저하게 신경을 썼다. 접착식 알루미늄 섀시와 더불어 마그네슘 합금,카본섬유 등 경량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전체 중량의 85%가 휠베이스(앞뒤 바퀴간 거리) 안에 실리는 등 고성능 스포츠카로서 필수 요소인 환상적인 무게배분을 이뤘다. 

 

제동장치 역시 일반 브레이크보다 훨씬 가벼우면서 성능이 배로 뛰어난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를 탑재했다. 좌석의 경우 카본파이버 케블라 합성수지로 제작한 초경량 시트를 옵션으로 장착해 무게를 20㎏ 더 줄일 수 있다. 

재밌는 것은 경량화에 신경을 쓰면서도 인테리어가 화려하고 풍부하다는 점이다. 경량화를 위해 성능과 관계없는 옵션을 과감하게 생략하는 다른 슈퍼카들과 다르다. 

고성능 슈퍼카의 경우 고출력이라서 일반 운전자들이 제어하기 어려운데,DBS의 경우 보조드라이브시스템(ADS),차동제어장치(LSD),자세제어장치(DSC) 등 다양한 주행 보조장치를 통해 운전이 쉽다. 이 같은 장치를 추가하기 때문에 DBS는 슈퍼카 중 계약 후 인도받기까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후문이다. 

2007년 양산모델을 공개하기에 앞서 DBS는 2006년 '007 카지노 로열'을 통해 먼저 데뷔했다. 하지만 이는 DB9 모델의 외관만 살짝 바꾼 차였다. 실제 양산 모델은 2008년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등장했다.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