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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컬럼

전세계 348대 남게 된 페라리 F50 이야기

오래 전 인터넷에 뜬 한 장의 자동차 사고 사진이 전 세계 자동차 매니아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진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난 페라리의 모습이 담겼다.
사고 모델은 페라리 F50.

페라리 F50은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페라리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모델이다.
기념모델답게 349대만 한정 제작되었기에, 사고로 휴지조각이 된 F50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페라리는 당시 최강의 슈퍼카 자리를 맥라렌F1에 빼앗기자, 그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신차 개발에 몰두했다.

디자인은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피닌파리나가 맡았다.
자연스레 경주용차를 떠올리게 하는 그의 F50 디자인은 현재 페라리 모델들의 시초가 되었다.
피닌파리나는 F50에 재밌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는데, 고강도 카본으로 만든 하드탑을 탈착할 수 있었다.
덕분에 F50 운전자는 때로는 쿠페로 때로는 로드스터(2인승 오픈카)인 F50을 즐길 수 있었다.



F50은 가장 강력한 페라리 모델로 탄생하기 위해, 경주용 F1엔진을 개조하여 장착했다.
3.5리터 V12엔진을 베이스로 개발한 4.7리터 V12 자연흡기엔진을 장착한 F50은 무려 513마력이라는 엄청난 출력을 내뿜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은 3.7초. 15년이 지난 지금의 슈퍼카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F1의 첨단 기술은 이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반 자동차처럼 프레임위에 엔진과 미션을 얹는 방식이 아니라, F1경주용차처럼 엔진과 미션을 프레임의 일부로 사용했다.
또한 바디와 섀시는 탄소섬유로 차체는 카본섬유로 제작했다.



덕분에 95년 탄생한 F50은 F1기술을 실험적으로 적용한 최초의 양산차라는 평가도 받았다.
결과론적으로 F50모델은 맥라렌F1과 함께 ‘금세기 최고의 슈퍼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지만, 맥라렌F1보다 느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두 차의 다른 제작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 평가라 할 수 있다.
예컨대, 맥라렌의 경우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최대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반면, F50은 고속 주행 안정성과 코너링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운포스를 높였다.
다운포스를 늘리기 위해서는, 공기저항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F50 후미의 대형 리어스포일러와 보닛 위에 움푹 파인 공기 출구가 대표적인 것이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슈퍼카’이자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슈퍼카, 페라리 F50. 이것이 페라리가 특별한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