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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서울 시내의 숨겨진 드라이빙 코스 1 (feat.르노 클리오)

클리오를 한번 더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펀투드라이브를 주제로 르노 클리오를 소개해달라 의뢰였는데, 클리오의 핸들링&라이딩에 만족스러웠던 경험이 있는지라 흔쾌히 응했다.  펀투드라이빙을 만끽하기 위해 가까운 와인딩코스를 물색하였는데, 일정상 서울 시내에 북악산 능선을 따라 있는 북악스카이웨이를 찾았다.

북악 스카이웨이는 명칭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와인딩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핸들링을 유감없이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구불구불한 코너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때문인지 '이니셜 D'라는 만화가 유행했을 당시, 모 공도 레이싱팀이 이 곳을 홈코스로 쓰는 등 자동차 동호인들로부터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방송에서 '위험천만한 공도 레이싱'을 소재로 뉴스를 터뜨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 곳이 이곳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뜬금없이 우병우 전청와대 수석의 아들이 운전병 테스트를 이곳에 치뤘다(?)고 해서 다시금 화제가 된 곳이 이 코스다.



마침 미세먼지도 거의 없는 화창한 날씨라, 드라이빙을 즐기기도 안성맞춤. 

시승 코스는 위와 같다. 사실 남산 소월길을 먼저 가보았는데, 아무래도 교통량도 많고, 요철 구간도 꽤 있어서 클리오의 핸들링&라이딩을 만끽하기엔 북악스카이웨이가 나았다. 여기에 더해, 코스 중간 북악산 정상 즈음의 팔각정 휴게소는 주차도 용이하고, 잠깐 쉬기에도 좋다. 팔각정에 오르면 서울시 전체를 360도로 내려다 볼 수 있는수 있는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데, 마침 카메라 배터리가 다 되어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것은 흠이다.


첫번째 주행은 여유를 만끽하며 느긋하게 달렸다. 창문을 활짝 여니 바람이 나무를 가르는 소리, 새의 지저귐, 알듯 모를 듯한 산내음이 한껏 밀려들어왔다. 모처럼 푸른 하늘과 더불어 북악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드라이빙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저속으로 한참이나 주행했는데 쫓아오는 차량이 만나지 못했을만큼, 한적한 교통량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생각 저 생각 떠올리며, 생각을 하나둘 차분하게 정리하기엔 이만한 코스도 없는 것 같다.

맑은 하늘 아래서 북악산의 능선을 따라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북악산 정상을 향해 가는 길.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서울이 아닌 어느 한적한 지방 국도를 달리는 듯한 같은 기분이다.

이날은 유독 교통 통제라도 하나 싶을 정도로 차량 통행량이 적었다.


두번째로 달릴 때는 북악스카이웨이의 코스도 즐기고, 르노 클리오의 핸들링&라이딩을 만끽하기 위해 조금 속도를 높였다. 

조금 거칠게 몰아보면, 불안함을 안겨주는 차가 있는 반면 이 차의 한계를 확인해보고 싶게 만드는 차도 있다. 르노 클리오는 물론 후자에 속한다. 예컨대, 머리에 꽂는 헤어핀처럼 U자 형태의 급한 코너를 공략하고 탈출하자마자 바로 든 생각은 '아!! 좀 더 속도를 붙여서 진입할 것을!'이었다.

이러한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것은 클리오의 기민한 반응 때문이다. 흔들림없이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만큼 정확히 움직여줄 뿐 아니라, 설사 잠깐 한계치를 자세가 흐트러지더라도 금방 자세를 다시 바로잡을 수 있겠다는 믿음을 준다.  이러한 즉각적인 섬세하면서도 즉각적인 반응은 클리오가 지난 28년간 유럽 소형차 판매량 1위를 지켜내기 위해 스티어링휠 시스템, 서브프레임,서스펜션 세팅 등을 끊임없이 다듬고,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클리오의 뒷태. 신형이 나오더라도 이 굴곡진 뒷태는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곧게 쭉 뻗은 도로 너머로, 뱀처럼 휘어지는 곡선 구간이 살짝 보이기 시작하면 묘한 흥분감이 든다.

'클리오, 제가 한번 미끄러뜨려보겠습니다.' 하지만 핸들링을 찰지게 따라붙는 클리오의 움직임 때문에 한계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접지성능과 안정감은 타이어도 한 몫했다. 이런 소형차에 동급 최대 17인치 알로이휠, 편평비 45의 타이어를 장착했다.

다소 아쉬운 것은 역시 엔진. 쉽게 흐트러지지 않고 따라붙는 클리오를 좀 더 거칠게 몰아부치고 싶기 때문이다.


과거 '해치백의 교과서'라 불리우면서 한 때 엔트리급 모델로 수입차 돌풍을 이끌었던 모델로 폭스바겐 골프가 있다. 당시 폭스바겐 골프가 국산차와 차별화하며 내세운 것이 유럽차 특유의 탄탄한 주행성능이었다. 엔트리급 차량이지만, 당시 국산차가 줄 수 없는 '운전의 재미'를 내세우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르노 클리오 역시 마찬가지다. 국산차가 최근 일취월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만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국산차를 찾기란 쉽지 않다. 10년 이상 유럽시장 동급판매 1위, 누적판매 1,400만대의 글로벌 베스트셀러란 타이틀은 역시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르노 클리오의 탄탄한 주행 기본기만큼은 유러피안 감성 그대로다. 아직까지 '운전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 사람이라면, 르노 클리오를 통해 '펀투드라이빙'에 도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