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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쉐보레가 밝힌 크루즈가 아반떼보다 나은 점

패밀리맨 오토앤모터 2017.06.05 08:30

지난 목요일, 쉐보레가 준비한 크루즈 비교시승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메이커가 준비하는 비교 시승 행사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습니다. 경쟁차에 비교우위에 있지 않은 이상 기획하기 힘든데다, 그 수준 차이가 애매할 경우는 행사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크루즈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시 초기에 내놓았던 높은 가격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 뿐 아니라, 에어백과 관련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최근 판매가를 낮추어 재설정 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전통적 강자인 아반떼의 판매량 격차도 여전합니다.

이번 '크루즈 퍼포먼스 데이'로 명명된 이 행사는 크루즈의 진가를 다시 한번 살펴봐달라는 취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쟁차의 비교행사는 동시에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있는만큼 경쟁차 대비 확실한 장점이 드러나야 합니다. 과연 쉐보레가 알리고자 하는, 아반떼 대비 크루즈의 우수한 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행사가 준비된 곳은 용인 스피드웨이. 1995년 개장한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전용 서킷으로, 보수공사를 통해 길이 4.3km, 16개의 코너로 만들어진 다이나믹한 코스입니다. 장소만 봐도 쉐보레가 말하고자 하는 아반떼 대비 크루즈의 장점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겠죠. 

바로 주행 퍼포먼스입니다. 쉐보레의 차들이 경쟁차 대비해서 장점이 무엇이냐를 물었을 때 흔히들 '기본기'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기본기의 차이가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얼마나 드러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가 달려봤습니다.

약 4시간 여에 걸친 행사에서는 직접 서킷 주행 뿐 아니라, 전문 드라이버의 택시 드라이빙을 통해 각 차의 한계까지 밀어부칠 때의 상황 또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서킷 외에서는 슬라럼과 레인체인지 코스 또한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우선, 서킷 주행을 해 본 결과,  주행 퍼포먼스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핸들링&라이딩입니다. 크루즈에는 동급 최초로 R-EPS가 장착되어 있는데, 서킷을 달려보니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코너를 돌 때마다 크루즈는 경쟁차 대비 핸들링에 정확하고 기민한 몸놀림을 보여줬습니다.

그 외에 엔진 출력 등의 퍼포먼스는 차량 특성과 세팅의 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는데요. 크루즈에 비해 뒤뚱거리긴 하지만, 과거처럼 불안하지는 않았습니다. 크루즈의 행사장에 와서 신형 아반떼의 체질 개선을 재확인하는 아이러니한 순간이었습니다.

두 차량 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장면은 의외로 트랙 바깥 쪽이었습니다. 원뿔 모양의 콘을 세워두고 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슬라럼 코스와 급차선 변경을 하는 레인체인지 코스였는데요.

단단한 하체와 R-EPS 등 기본기를 잘 갖춘 크루즈의 경우,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슬라럼 코스를 주파합니다. 혹여 속도를 조금 올려 거칠게 핸들을 돌리더라도 다음 회전이 오기 전까지 자세를 바로 가다듬죠. 아반떼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같은 속도에 비슷한 핸들링임에도 자세가 무너졌습니다. 다음 선회콘까지 자세를 바로 잡지 못해 속도를 줄이거나 타이어의 비명을 듣기 일쑤였는데요.

레인체인지코스에서도 급차선 변경을 한 크루즈는 바로 핸들링에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고 자세를 잡은 반면, 아반떼는 한 타이밍 늦게 반응을 하는-핸들이 먼저 움직이고, 차체가 따라오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쉐보레 레이싱팀의 이재우 감독으로부터 레이싱 경기를 준비하며 느낀 신형 크루즈의 장점에 대해 브리핑을 들었는데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경쟁차 대비 좋은 부품, 이전보다 확연히 개선된 차체 덕을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두 차를 동시에 타 보며 비교를 해 보니, 분명한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다만, 행사 배경이 서킷이 아니라 일반 도로였어도 이러한 차이가 두드러졌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하더군요. 그래도 기본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잘 돌고, 잘 서고, 잘 달리는 자동차의 기본기라는 것은 운전의 즐거움을 떠나, 극한의 상황 혹은 운전자라면 언젠가 한번쯤 겪을만한 위험 상황에서 탈출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것은 기본기니까요. 

아반떼가 준중형 시장에서 흥행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패키징이나 상품성이 좋습니다. 크루즈가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다시 말해서 아반떼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단 뜻입니다. 아무리 인터넷에서 현대.기아차를 욕해도, 실제 구매자들이 차를 사기 위해 견적을 받아보면 현대차의 상품성과 가격 패키징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쉐보레 레이싱팀의 이재우 감독은 "눈에 보이는 부분 뿐 아니라,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평가해달라"고 얘기하기도 했는데요.  미련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직하게 밀어부치는 쉐보레의 잔기교보다는 기본기를 우선시하는 철학이, 언젠가 한국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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